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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AJ 버넷과 클린트 바메스의 해프닝에 이어서 AJ 버넷이 어제 또 팬들 사이에 아주 사소한 논란거리를 제공 했습니다. 별 것 아닌데 극성스런 팬들은 어디에나 있기 마련인지라 저도 재밌게 지켜봤는데요, 이런 일입니다.

  • SD와의 2차전에서 PNC 파크에 빈 자리가 많았습니다.
  • 트위터를 열심히 하는 AJ 버넷이 경기가 끝난 후 “Lots of empty seats. Lots!” “빈자리가 많았어요. 많았다구요!”라고 트윗을 했습니다.
  • 9월 중순이 되면서 날씨가 쌀쌀해졌고 주중 밤 경기는 원래 잘 매진이 안되는 벅스 경기인데, 마치 선수가 팬들에게 야구장을 찾지 않은 것을 탓하는 듯 느낀 사람들도 있었고, 당연히 그들에 맞서서(?) 버넷의 트윗을 옹호하는 팬들의 트윗도 오갔습니다.
  • 버넷은 후속 트윗으로 오해하지 말아달라는 뜻을 전했고 자신의 뜻을 잘 대변하는 다른 사람들의 트윗을 열심히 리트윗 했습니다.

별 일 아닌데, 오늘 이와 관련해서 벅스 팬사이트인 Pirates Prospects의 운영자인 팀 윌리엄스가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저도 많이 공감가는 부분이 있어서 번역해 봅니다. 제목은 ‘경기장에 직접 가서 보는것이 과연 다른 대안들보다 더 나은가?’ 입니다. 글 전체에서 위에 간략히 요약한 어제 버넷의 트윗 관련 부분 뺀 나머지만 발번역을 해보겠습니다. 팬사이트 운영자인 어느 야구홀릭의 이야기임을 감안해서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Is Going to a Live Sporting Event Better Than the Alternatives?

올해 해적들 경기 시청률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심지어 지난 2년간 다른 어떤 팀의 로컬 방송을 통한 경기 시청률과 비교해도 최고 수준이다. 관중 숫자 또한 올라갔다. PNC개장 이후 최고의 관중숫자를 기록했던 작년의 수치를 오늘 SD와의 3차전에서 뛰어넘을 것이고 여전히 네 번의 홈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물론 2001년 PNC파크 개장 당시 기록한 역대 최다 관중 숫자인 2백4십만명을 뛰어 넘지는 못하겠지만 말이다.

관중 숫자는 작년보다 올해 아주 조금 더 올라갔는데 TV시청률은 그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다. 이런 것들은 나로 하여금 우리가 요즘 어떻게 경기를 보고 있는지를, 이전에 보던 방식과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하게 만들었다. 과거에 우린 야구 경기를 보기 위한 두 가지의 옵션이 있었다. 저화질의 작은 TV 아니면 경기장 가까이에 살 경우에만 해당되는 직관. 그런데 지금의 TV는 어떤가? HD 화질에 화면 크기도 더 커졌다. 소파에 앉아서 꽤 크고 엄청나게 선명한 화질로 경기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모두가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경기를 즐기고 있지 않은가? 나만해도, 다섯개의 스크린을 갖고 있다. 가장 큰 벽걸이 스크린은 경기 중계를 틀어 놓는다. 내 책상에 놓여진 랩탑에서도 경기를 보면서 무언가를 타이핑할 준비를 항상 해둔다. 내 왼쪽 모니터는 트위터 전용이다. 책상 한켠에는 다른 컴퓨터와 연결된 또 다른 스크린이 있는데 이걸로는 자료 정리를 하거나 글을 쓰거나 다른 경기를 보곤한다. 또 구형 TV 하나는 XBox360에 연결해두고 있는데 위에 언급한 것 외의 다른 작업들을 하는데 사용한다. 다른 누군가와 함께 있을때는 거실에서 같이 경기를 시청하고 그럴때마다 대체로 랩탑이나 태블릿을 앞에 두고 있다.

야구장 직관에도 장점들이 있다.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현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장점마저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집에서도 어느 정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트위터와 다른 소셜미디어들 덕분이다. 물론, 경기의 멋진 순간마다 꽉 들어찬 경기장에서나 느낄 수 있는 관중의 거센 함성소리와 현란한 전자음같은 것을 집에서 구현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 트위터 스크린을 잠시 들여다보면, 경기의 결정적인 순간마다 온갖 오타가 뒤섞인 트윗들과 선수들의 닉네임과 환호의 글들이 쏟아진다. 마치 관중들이 경기에 흥분하는 것처럼 온라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진다. 당연히 직관하며 현장에서 느끼는 것과 똑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런 것들은 나로 하여금 다른 팬들과 (비록 사이버 공간이지만) 그 순간을 함께 공유하는 것 처럼 느끼게 해준다.

이게 바로 내가 트위터 없이는 야구 경기를 보지 않는 이유들이다. 내가 트윗을 작성하지 않더라도 남들이 경기에 관해 어떤 이야기를 하는 지를 지켜보다가 내 생각과 똑같은 트윗을 만나는 것도 아주 즐거운 경험이다. 이건 별로 새롭지도 않쟎나? 인터넷 게시판에서 우리가 몇년동안 나눈 글들에서도 그런 감정을 느껴왔을 것이다. 그러나 트위터는 게시판과 달리 즉각적인 생각의 피드백을 서로 주고 받을 수 있고 이제 게시판을 대체하는 공간이 되어버렸다. 나만해도 이 팬사이트를 만들기 전까지 몇년동안 게시판에서 글을 써왔지만 요즘은 트위터에서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팬들은 예전처럼 집에서 TV를 통해 경기를 즐기면서 동시에 다른 팬들과 경기 내용을 실시간으로 함께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장의 분위기를 완전히 따라하지는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말이다.

직관에 비교해서 집에서 경기를 볼때 또 다른 장점들도 있다. 경기가 시작될때면 내가 하는 일은 로쿠(애플TV 혹은 구글TV 같은 TV 스트리밍 기계)의 리모콘을 들어서 MLB.tv 앱을 찾아가 해적들의 경기를 선택하면 그 뿐이다. 하지만 직관을 하려면 PNC파크까지 운전을 해야 하고, 당연히 터널에서의 교통체증을 감수해야 하고, 주차료를 내고 차를 파킹 시킨 후, 경기장으로 들어가 좌석을 찾아 또 한참을 걸어가야 한다. 경기가 끝나면? 물론 그 역순으로 모든 과정을 거쳐야 집에 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넷플릭스로 넘어가 바로 영화를 보기도 하고 야구 보느라 놓친 TV 드라마를 다시보기할 수 있다.

그리고 집에서는 겨우 스무발짝 떨어진 곳에 부엌도 있다. 경기장에서는 두 캔에 15불을 줘야 하는 맥주이지만 24캔 박스를 15불이면 사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된다. 야구 경기볼때 빠트릴 수 없는 ‘게임스낵’도 있다. 경기장 음식매대에서는 볼 수 없는 내가 좋아하는 ‘스윗베리’와 그리스식 요구르트, 그리고 다른 것들도 집에서는 손 닿을 곳에 있다. 게다가 맥주처럼 이런 음식들은 경기장에서보다 훨씬 싸다! 음식과 관련해서 구장에서 얻는 단 하나의 장점은 아마도 나초치즈 디스펜서가 집에는 없고 경기장의 음식매대에는 있다는 것 정도? 뭐, 안그래도 이번 크리스마스때 받고 싶은 선물 목록에 나초치즈 디스펜서를 하나 넣어둘까 생각중이기는 하다.

그리고 집에서는 시야를 방해받지 않는다. 당신과 같은 줄에 앉은 누군가가 늦게 도착했다거나 화장실에 가야 한다거나 이닝 도중에 음식사러 나간다거나 해서 좌석에서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 짓을 매 이닝마다 할 필요가 없다. 화장실도 겨우 몇발짝만 움직이면 있고 경기장의 공중화장실에 비교할 수 없이 깨끗하다. 바로 옆에서 파도타기 한다고 설치는 사람을 참을 필요도 없다. 만약 집에서 누군가가 그런다면 발로 차서 쫒아버리면 된다. 야유 퍼붓는 사람의 목소리가 듣기 싫으면 적어도 집에서는 TV의 음소거 기능이라도 있지 않냔 말이다.

자, 이런 테크놀러지들이 우리 옆에 있는데 도대체 왜 우리는 직관하러 가는가? 물론 야구 경기를 직관할때의 장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잇점들이 과연 우리가 직관을 하면서 지불하는 비용이나 경기장을 오가는데 들이는 시간이나 집에서 볼때의 편안함을 포기하면서 감수해야할 불편함을 능가하는 가치가 있는지 의문스럽다. 적어도 트위터와 대형 화면의 HD티비가 보급되기 전까지는 직관의 장점이 그런 기회비용을 능가했을지 몰라도 더 이상은 아닌 것 같다.

다른 엔터테인먼트들과 비교해보자. 우리는 영화나 콘서트를 보러가기도 하고 다른 라이브 이벤트를 보러가곤 하다. 현장의 분위기를 직접 느끼기 위함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고 라이브 이벤트를 즐기러 가는 것 자체가 기쁨이기 때문일 것이다. 바로 그런 이유가 올해 해적들 경기의 관중 숫자도 비록 약간이지만 작년보다 더 늘어나고 동시에 TV시청률도 높아진 이유 아닐까? 최신 개봉영화를 집에서 보려면 몇달씩 기다려야 하고 콘서트는 아예 집에서 볼 수가 없지만 야구는 그렇지 않다. TV만 틀면 얼마든지 집에서 라이브로 경기를 시청할 수 있고 게다가 야구장에 가서 볼 때보다 더 편안하게 볼 수 있지 않은가?

9월의 쌀쌀한 화요일 밤에 PNC파크의 많은 빈좌석을 보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비록 플레이오프 경쟁이 한창이라고 하지만 말이다. 빈 좌석이 많다는게 사람들이 야구 경기를 보지 않는걸 의미하는게 아니다. 그들은 그날 집에서 야구 경기를 보는 것을 택한 것 뿐이다.